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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도루 페이스' 박해민 "정수빈이 동기부여 됐다"

박해민(34·LG 트윈스)이 다시 힘차게 달린다. 23일 기준으로 그는 도루 18개로 이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위 김도영(KIA 타이거즈·13개)과는 5개 차이. 박해민은 정규시즌 일정의 21.5%를 치른 가운데, 벌써 지난해 도루의 69.2%를 채웠다. 선두 KIA 타이거즈와 26~27일 경기에서 각각 도루 하나씩 성공해 팀 승리를 가져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역대급 도루 페이스다. KBO리그 역대 개인 한 시즌 최다 도루는 84개(1994년 이종범)다. 올 시즌 경기당 도루 0.58개를 기록 중인 박해민은 산술적으로 83도루까지 가능하다.박해민은 KBO리그 역대 최고 '대도' 중 하나다. 2015~2018년 4년 연속 도루왕에 올랐다. 2015년에는 개인 한 시즌 최다인 60도루를 기록했다. 2014~2021년 연평균 도루 39.8개를 올린 박해민은 2022년 LG 이적 후에는 24도루, 26도루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에는 도루 성공률이 처음으로 70% 아래(68.4%)로 떨어졌다. 박해민은 정수빈(34·두산 베어스)을 보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박해민은 "나이가 들어서 못 뛴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거다. 그런데 지난해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한 정수빈이 내게는 동기부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정수빈은 지난해 39도루를 기록, 데뷔 첫 개인 타이틀을 차지했다. 박해민은 "정수빈을 보면서 나도 다시 도루왕에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해부터 베이스 크기를 확대(15→18제곱인치)한 것도 도루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박해민은 "마침 더 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도루 성공률을 높이면서 더 자주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올 시즌 그의 도루 성공률은 94.1%(리그 평균 75.6%)에 이른다. '뛰는 야구'를 강조하는 염경엽 LG 감독의 구상에 부합하고 있다. 박해민에게 그린 라이트를 부여한 염경엽 감독은 "도루에 필요한 타이밍과 스피드, 슬라이딩과 센스 등 각종 능력을 다 가진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60개, 혹은 그 이상의 도루를 목표로 한다면 오버 워크(overwork·과도한 신체 활동)에 시달릴 것이다. 절대 무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령탑의 '제동'에 박해민도 페이스를 조절하고 있다. 도루 개수에 연연하지 않지 않는다. 박해민은 '올 시즌 몇 도루를 예상하나'라는 말에 "그걸 생각할 여력이 없다. (타격이 부진한) 4월이 빨리 지나갔으면 한다"고 웃으며 "최대한 자주 출루해서 도루 등으로 상대 투수를 흔들어 팀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몸이 아프지 않은 게 나의 장점이다. 다치지 않는 한 열심히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2024.04.28 07:58
메이저리그

'5890억원의 사나이' MLB 홈런 1위인데 6년 만의 한 경기 2도루···잘 치고 잘 달린다

'홈런 1위'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이 6년 만에 한 경기에서 도루 2개를 기록했다. 트라웃은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의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 레이스전에 2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트라웃은 0-2로 뒤진 6회 선두 타자 볼넷으로 출루해 2루, 3루 도루에 연속 성공했다. 트라웃이 한 경기에서 도루 2개를 기록한 건 2018년 7월 23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5년 9개월 만이다. 트라웃은 MLB를 대표하는 강타자다. 에인절스와 12년 총 4억 2350만 달러에 계약, 오타니 쇼헤이가 LA 다저스와 7억 달러에 계약하기 직전 MLB 최고 몸값을 자랑했다. 트라웃은 올 시즌 잘 치고 잘 달린다. 올 시즌 19경기에서 8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마르셀 오즈나와 함께 MLB 홈런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그리고 도루는 5개다. 2012년 NL 도루왕(49개) 출신의 트라웃은 2019년 마지막으로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2020년부터 4시즌 동안 도루는 1개-2개-1개-2개뿐이었다. 트라웃의 이날 도루 2개는 귀중한 득점으로 연결됐다. 트라웃은 후속 테일러 워드 타석에서 2루에 이어 3루까지 훔쳤고, 1사 후 미겔 사노의 희생 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그러나 에인절스는 1-2로 졌다. 트라웃이 올린 득점이 유일했다. 이형석 기자 2024.04.19 19:49
프로야구

[IS 스타] "저 홈런 타자 아닙니다"라는데...김혜성에게서 '강타자' 냄새가 난다

김혜성(26·키움 히어로즈)은 올 시즌 초 깔끔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타율이 0.367에 도루도 6개나 된다. 실패는 단 하나도 없다. 지난해 기록한 타율 0.335, 2021년 기록한 46도루 등 개인 커리어하이를 모두 넘어설 수 있다. 하지만 여기까진 김혜성에게 놀라운 성적표가 아니다. '상정 내'다.시즌 초 놀라게 하는 건 그의 장타 페이스다. 11경기밖에 안 뛰었는데 홈런이 4개나 된다. 리그 공동 7위. 1위와는 2개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시즌 내내 이 페이스를 유지할리는 없지만, 그의 커리어하이가 7개였다. 최종 성적표가 어쨌든 놀랄 일이다.지표도 제법 긍정적이다.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김혜성의 올 시즌 평균 타구 속도는 134.4㎞/h다. 크게 빨라진 건 아니다. 지난해(133.1㎞/h)와 비슷하다. 장타와 직결되는 건 평균 타구 속도보다는 강한 타구(타구 속도 시속 150㎞/h 이상)의 비율이다. 지난해 16.3%에 그쳤는데 올해는 28.2%로 크게 증가했다. 2022년(15.9%)과 비교해도 크게 늘어난 게 맞다. 지금의 김혜성은 '뭔가' 달라진 거로 보인다.김혜성은 일단 하체 활용을 비결로 전했다. 그는 7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에서 승리 후 "(타격 시) 하체 부분에 조금 변화를 줬다. 하체 움직임을 지난해보다 조금 더 보완하고 싶었다. 그 점만 조금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이날도 그가 주인공이었다. 1회 동점 홈런을 치더니 11회엔 끝내기 홈런을 쳤다. 처음부터 끝까지 김혜성이 주인공인 날이었다. 데뷔 후 김혜성은 줄곧 '장타만' 부족한 야수였다. 도루왕을 수상했고 3할 타율도 3년 연속 기록 중이다. 고교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해볼 정도로 콘택트 재능은 뛰어났다. 다만 장타에 대해선 인정받지 못했다. 그가 동기 이정후, 선배 김하성 등과 같이 거론되면서도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대해선 늦게 언급된 이유다. 힘으로 싸워야 할 MLB에선 김혜성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그런데 김혜성이 그 힘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6년 1억 1300만 달러를 받고 이적한 이정후가 KBO리그에서 거둔 커리어하이 홈런 수가 23개다. 김하성은 30개였다. 김혜성이 그들에 준하는 장타를 보여준다면 MLB에서 가치는 충분하다. 김혜성에겐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수비, KBO리그에서도 한 손에 꼽힐 빠른 발이 있다. '강타자' 그리고 만능 플레이어 김혜성의 '쇼케이스'는 이제 시작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08 08:36
프로야구

"중요한 순간 양의지 홈런 "...올해도 믿고 간다 '의지 베어스'

클래스는 영원하다. 양의지(37·두산 베어스)가 2024년에도 변함없는 기량을 증명했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타격감이 빼어나다.양의지는 지난 2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 원정 경기에서 3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안타는 하나였으나 그 한 개가 결정적인 홈런포였다. 이날 4회 초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는 KT 웨스 벤자민이 1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던진 한가운데 슬라이더 실투를 공략,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 대형 솔로포를 터뜨렸다.1-3으로 역전당한 직후라 더 결정적인 홈런이었다. 기세가 꺾일 수 있던 두산은 양의지의 홈런으로 살아났다. 1사 후 양석환의 볼넷이 나왔고, 강승호의 투런포로 결국 역전을 이뤘다. 두산은 6회 재역전 당했지만, 이번에도 자신있게 방망이를 돌려 재역전 승리를 일궜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 후 "지난 경기에 이어 오늘도 중요한 순간 양의지의 홈런이 나왔다. 따라가는 점수가 빠르게 나오면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며 그의 활약을 칭찬했다. 2경기 연속 홈런포라 의미가 크다. 양의지는 앞서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도 손맛을 봤다. 당시 9회 솔로포 올 시즌 첫 홈런을 쳤다. 시즌 초부터 2경기 연속 홈런으로 올 시즌 장타 폭발을 예고 중이다.지난해와 페이스가 다르다. 2010년 두산에서 신인왕을 탄 후 주전 포수로 활약했던 양의지는 2019년 자유계약선수(FA)로 NC에 이적했다가 2023년 두산에 복귀했다. 양의지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2022년 9위로 추락했던 두산은 양의지가 오자마자 5위로 복귀했다. 벤치의 중심을 잡고, 어린 투수들을 이끌었다. 다른 타자들이 부진할 때도 타격에서 제 역할을 다했다. 도루왕 정수빈이 출루하면 양의지가 불러들이는 경기가 많았다. 상대의 집중견제에도 무너지지 않고 출루해 후속 타자에게 바통을 넘겼다.여전히 리그 정상급 포수였지만, 지난해 성적은 이전 두산 시절, 또 NC 시절과 달랐다. 타율 0.305 출루율 0.396을 기록했으나 홈런이 17개였다. 2017년을 제외하면 2015년부터 매년 20홈런 이상을 쳤던 그였기에 아쉬운 성적표였다. 당시 시즌 초 장타 페이스가 좋지 못한 것도 이유였다. 양의지는 2023년 4월까지 홈런이 단 1개에 불과했다. 5월부터는 조금씩 나왔으나 여전히 좋지 못했다. 그나마 9월 이후 갑자기 7홈런을 몰아치는 괴력을 발휘한 끝에 간신히 기록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양의지 본인도 잠실 구장에 다시 복귀하면서 이를 의식했다고 털어놨다. 올해는 다르다. 아직 잠실에서 홈 개막전을 치르진 않았지만, 원정 구장에서 확실한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수원 구장에서 나온 125m 홈런이라면 잠실의 드넓은 외야도 넘어설 수 있다. 지금의 양의지라면 2020년과 2021년 기록했던 30홈런까지도 바라볼만 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27 08:05
프로야구

[IS 스타] '최다안타'도 노리는 도루왕 정수빈 "지난해 '내 것' 생겨...감독님 믿음 덕 잘 풀려요"

'잠실 아이돌' 정수빈(34·두산 베어스)이 다시 엔진에 시동을 걸었다. 빠른 발은 여전했고, 방망이에도 불이 붙었다.정수빈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 원정 경기에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 1도루로 활약했다. 정수빈의 맹타를 앞세운 두산은 7-2로 대승을 거뒀다.2009년 데뷔한 정수빈은 '잠실 아이돌'로 통한다. 데뷔 후 줄곧 1군에서 붙박이로 활약해왔다. 2015년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이끌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도 받았다. 지난 2020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됐을 때는 대체하기 힘든 수비와 주루 공헌도를 인정받아 4+2년 총액 56억원의 대박 계약도 맺었다. 그러나 그후 2년 동안 타율 0.259 부진에 빠졌고, 출전 기회도 조금씩 줄었다.그랬던 정수빈에게 2023년은 부활의 한 해였다. 새로 부임한 이승엽 감독이 개막전부터 그를 테이블세터로 고정했고, 정수빈은 성적으로 답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타석(583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287 143안타 75득점 출루율 0.375를 기록했다. 높은 출루율은 물론 리그에서 가장 많은 도루(39개)를 기록해 생애 첫 타이틀도 획득했다. 부활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도루왕을 수상하면서 "내년엔 최다안타상을 노려보겠다"고 다짐했다. 아직 시범경기지만, 그 다짐대로 정수빈의 방망이는 불을 뿜고 있다. 지난 11일까지 3경기에서 타율 0.429(7타수 3안타)를 기록한 그는 14일 KIA전에서도 세 타석에 나서 모두 안타를 때려 타율을 0.600까지 끌어올렸다.경기 후 정수빈은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뿐이라 큰 의미는 부여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실패해도 부담이 적기 때문에 준비했던 것을 마음껏 해보는 무대로 삼고 있다. 지난해부터 어느 정도는 '내 것'이 생긴 느낌"이라고 답했다.지난해 부활, 그리고 올해 시범경기 성적이 허투루 나온 건 아니라는 뜻이다. 그는 "캠프 때부터 그걸 이어가는 데 초점을 맞췄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니 기분 좋다. 감독님께서 믿고 써주시니까 책임감이 생기면서 더 잘 풀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시범경기여도 도루왕답게 몸을 사리지 않았다. 이날 1회 말 선두 타자로 안타를 친 그는 1루에서 끊임없이 도루 기회를 엿봤다. 한국 리그가 처음인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은 멈추지 않는 정수빈 탓에 흔들렸고, 결국 4번 타자 김재환 타석 때 도루를 내줬다. 두산은 정수빈의 도루 후 김재환이 2루타를 기록, 그를 불러들였다. 정수빈이 만든 득점이었고, 이날의 결승 득점이기도 했다. 정수빈의 방망이는 그후에도 매섭게 돌아갔다. 네일이 안정을 찾았던 3회 두산 타선이 꽁꽁 묶였지만, 정수빈은 홀로 안타를 추가했다. 이어 4회엔 쐐기를 박는 해결사가 됐다. 두산은 선두 타자 김재환의 안타를 시작으로 네일을 두들겼다. 양석환의 2루타와 강승호의 적시타로 2점을 더 달아난 두산은 허경민과 박계범의 안타로 다시 2사 만루를 만들어 네일을 압박했다. 4이닝 투구를 계획했던 KIA는 결국 흔들리는 네일을 강판했다.마지막 한 방을 정수빈이 날렸다. 바뀐 투수 김대유를 상대로 타석에 들어선 정수빈은 김대유가 3구 연속 슬라이더를 던지자 놓치지 않고 공략, 우익수 오른쪽 떨어지는 2루타로 주자를 일소했다. 5-0. 이날 승리를 결정짓는 점수였다. 두산은 후속 타자 헨리 라모스의 2타점 2루타를 추가, 7-0으로 달아나 이날 승기를 확실하게 굳혔다. KIA는 6회와 7회 각각 한 점을 추격했지만, 흐름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정수빈은 "정규시즌 때 매일 이런 타격감을 유지할 수 없겠지만, 결국 '안 좋은 날'을 하루라도 줄이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평일에도 많은 팬분들이 찾아와주셨는데 더 큰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 남은 기간 더욱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14 16:29
메이저리그

'3월 타율 0.423' 배지환, 방망이 예열 제대로 들어갔다

배지환(25·피츠버그 파이리츠)의 방망이가 서서히 영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MLB) 최고 수준의 스피드도 함께 빛나는 중이다.배지환은 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레콤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 8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1도루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까지 시범경기 7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273(11타수 3안타) 2타점 2도루로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는 0.773을 찍었다.이날 배지환은 지난 3일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 이후 2경기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안타는 첫 타석부터 나왔다. 토론토 주축 선발 투수인 호세 베리오스를 상대로 3회 말,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후속 타자인 크루스 타석 때는 2루 도루까지 성공했다.5회 말 미치 화이트를 상대로 강속구를 지켜보고 삼진으로 물러난 그는 6회 초 수비까지 소화한 후 7회 초 힐베르토 셀리스티노와 교체돼 출전을 마쳤다. 시범경기 초반 올라오지 않던 타격감이 꾸준히 상승세다. 2월 3경기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했지만, 3월 타율은 0.429, 타석은 많지 않아도 콘택트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배지환에게는 올 시즌이 중요하다. 2017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계약했다가 구단의 국제 유망주 계약 규정 위반으로 미국 진출이 백지화된 그는 이듬해 피츠버그와 계약해 다시 미국으로 향했다. 이후 4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실력을 연마한 끝에 2022년 막판 MLB에 처음 데뷔했다. 이어 지난해 스프링캠프 때부터 MLB 로스터로 합류, 부상 시기를 제외하면 풀 시즌 빅리거로 한 해를 보냈다. 다만 체력과 부상, 적응 문제로 타율 0.231 2홈런 32타점 54득점 24도루 OPS 0.608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6월까지 20도루를 기록하는 등 장기인 준족은 빛났으나 방망이는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첫 해 온전히 어필하지 못한 만큼 올 시즌 성적이 중요하다. 배지환은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본지와 신년 인터뷰를 통해 "(마이너리그 최고 레벨인) 트리플A에서 정말 잘하더라도 빅리그에 올라가면 못 하는 선수가 있다. 속된 말로 '포A'라고 부르는데 3~4년 이렇게 하면 그런 선수로 전락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난 항상 자신감 넘치고 남의 시선을 신경 안 쓰는 스타일인데 빅리그에서 현실을 맛보고 살짝 위축됐다. 부상과 함께 이 부분이 아쉬웠다"고 전하기도 했다.타격만 살아나면 지난해 보여준 스피드도 더 가치를 키울 수 있다. 배지환은 지난해 홈플레이트에서 1루 베이스까지 도달하는 데 평균 4.05초를 소요했다. MLB 전체 타자들 중 1위 기록이다. 빠른 발로 안타를 늘리고, 나아가 도루 센스를 키워 도루 수까지 키우면 '도루의 시대'를 천명한 MLB에서 도루왕 그 이상을 꿈꿔볼만 하다. 중요한 해, 중요한 시범경기에서 서서히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사령탑도 호평이다. 데릭 쉘튼 피츠버그 감독은 MLB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 등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배지환은 운동 능력이 뛰어나다. 다양한 포지션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꾸준한 스윙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팀에 중요한 선수"라고 그의 가능성을 치켜세웠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06 08:18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기동력 꼴찌 SF와 리드오프 이정후의 '도루'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바람의 손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도루 욕심'을 낼까.이정후는 KBO리그에서 활약한 7년 동안 유독 도루와 거리가 멀었다. 통산 도루가 69개로 연평균 9.9개. 같은 기간 도루를 181개 성공한 팀 동료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연평균 25.9개)과 비교하면 차이가 컸다. 데뷔 첫 5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해냈지만 매년 10개를 겨우 넘기는 수준. 지난해와 올해는 도루가 각각 5개와 6개에 머물렀다.이는 어느 정도 의도한 결과다. 거포 박병호(KT 위즈)와 함께 뛸 때는 타순을 고려했다. 주로 3번 타자로 출전, 4번 박병호 앞에서 타격한 이정후는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가 타석에 있는데 도루하다가 아웃되면 팀의 손해"라며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타자의 집중력과 (도루하다 실패해) 갑자기 사라졌을 때의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박병호의 클러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출루 뒤 움직임을 최소화한 것이다.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뛰지 않았다. 2021년 12월 박병호가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난 뒤 이정후의 도루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몸을 사려야 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정후에게 (개인 판단으로 도루를 시도할 수 있는) 그린라이트를 따로 주지 않는다. 우리 팀에선 김혜성만 그린라이트가 있다"며 "도루할 만한 확실한 투수가 나오면 (도루) 시그널을 보낸다. 도루도 해보던 선수가 해야 안 다친다. 갑자기 하면 부상 위험이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히어로즈 시절 이정후는 타격에 집중했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에선 약간 다를 수 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의 입단식을 마친 뒤 "우리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선수"라며 리드오프 기용 의사를 밝혔다. 올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부족한 부분'은 기동력이었다. 팀 도루가 57개로 메이저리그(MLB) 30개 구단 중 압도적인 꼴찌. 이 중 리드오프 도루는 8개로 공동 25위였다. 주로 1번 타자로 출전한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97경기)와 오스틴 슬레이터(35경기)의 시즌 도루는 각각 2개. 공격의 활로를 뚫어줘야 하는 리드오프가 막히니 득점 생산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정후의 아버지인 '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한 시대를 풍미한 도루왕 출신이다. 개인 통산 도루가 510개로 전준호(549개)에 이은 KBO리그 역대 2위. 도루왕 타이틀을 통산 네 번(1994·96·97·03)이나 차지한 그는 전준호·이대형(505개)과 함께 리그 역대 3명밖에 없는 통산 500도루 정복자이기도 하다. 1994년 달성한 84도루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 단일시즌 최고기록. 이종범은 2012년 은퇴식에서 가장 의미 있는 타이틀로 '84도루'를 꼽으며 "아들이 내 기록을 깨줬으면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당시 이정후는 휘문중에서 야구선수의 꿈을 키우며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었다.이정후는 아마추어 시절 수준급 주루 능력으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2017년 프로 데뷔 후 여러 이유로 빠른 발을 봉인했다. 스스로 "도루를 못 해서 안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은 넘친다. 과연 MLB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니는 리드오프 이정후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그가 샌프란시스코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2.26 21:06
프로야구

[KBO 시상식] 데뷔 14년, 드디어 받아본 타이틀…'도루왕' 정수빈 "최다안타도 욕심나"

두산 베어스 정수빈(33)이 데뷔 후 첫 도루왕에 올랐다.정수빈은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KBO 시상식에서 도루상을 수상했다. 정수빈은 올 시즌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7 39도루를 기록했다. 3루타도 11개를 쳐 도루와 3루타 부문에서 리그 1위에 올랐다.이번 수상은 프로 14년 차인 그가 받은 첫 도루상이고, 첫 타이틀 수상이다. 통산 275도루를 기록, 리그 대표 준족으로 알려진 그였으나 그동안 타이틀과는 인연을 맺지 못해왔다. 시상대에 오른 정수빈은 "이런 시상식에 처음 와서 상을 받게 돼 너무 영광스럽고 감사드린다"며 "14년 만에 타이틀 받은 게 도루상이라 개인적으로 큰 의미 있는 거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상 받을 수 있게 도와주신 이승엽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린다"며 "팀에서 떠나시게 됐지만, 1루와 3루에서 열심히 도와주신 정수성, 고영민 주루 코치님께도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항상 뒤에서 묵묵하게 내조해주고 야구를 잘하게 '도와주신' 내 아내, 태어난지 70일이 좀 넘은 아들에게도 사랑한다고 전한다"고 덧붙였다. 도루왕 경쟁은 시즌 막판에야 결정됐다. 신민재(LG 트윈스)와 박찬호(KIA 타이거즈)가 시즌 초부터 경쟁해왔는데, 막판 정수빈이 치고 나간 끝에 역전 수상에 성공했다. 정수빈은 "처음에는 그냥 '올해 목표로 30개만 기록해보자'고 정했다. 그런데 시즌 후반에 들어서면서 신민재와 격차가 많이 나지 않더라. 그래서 '이때다' 싶어 열심히 뛰었다"고 웃었다.내년에는 목표를 1개 더해보겠다고 했다. 정수빈은 "일단 도루상을 획득했으니, 앞으로는 최다안타상을 한 번 받아보고 싶은 게 개인적인 목표"라고 다짐했다.소공동=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1.27 15:05
메이저리그

김하성에 추월 당한 배지환 다시 달린다, 69일 만의 도루···멀티 출루

배지환(피츠버그 파이리츠)이 69일 만에 도루를 추가했다. 배지환은 25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3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에 9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배지환은 0-3으로 뒤진 2회 말 2사 1, 2루에서 왼손 선발 저스틴 스틸의 시속 135km 슬라이더를 받아쳐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3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한 배지환은 후속 타자 키브라이언 헤이스 타석에서, 스틸의 슬라이더 승부를 틈타 2루 도루에 성공해 2, 3루 찬스를 이어갔다. 시즌 21호 도루. 배지환이 도루를 기록한 것은 6월 17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이후 처음이다. 그 사이 배지환은 7월 초 발목 부상으로 빠져 한 달 보름 이상 자리를 비웠다. 부상 전후에는 도루 시도 자체가 아예 없었다. 배지환은 추신수(SSG 랜더스) 이후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처음으로 20도루에 성공했다. 추신수는 통산 4차례 20도루 이상을 기록했다. 4월 한 달에만 도루 9개를 올리며 빠른 발을 자랑한 배지환은 추신수(22도루)를 넘어 한국인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도루 돌파가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KBO리그 도루왕 출신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추월당했다. 김하성은 배지환이 부상으로 빠진 7월 이후 도루 15개를 성공시켰다. 올 시즌 타율 0280, 17홈런, 49타점을 올린 김하성은 벌써 30도루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25일 현재 시즌 도루 28개를 기록하고 있다. 배지환은 이날 2회 스스로 득점권까지 진루했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피츠버그는 3회 조슈아 펄래셔스의 우월 투런포로 3-3 균형을 맞췄다.4회 헛스윙 삼진, 7회 뜬공으로 물러난 배지환은 3-3이던 9회 말 2사 1루에서 볼넷을 골라내 끝내기 기회를 연결했다. 하지만 후속타 불발로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피츠버그는 연장 승부에서 4-5로 져 2연패를 당했다.배지환의 타율은 0.240으로 소폭 올랐다. 이형석 기자 2023.08.25 12:33
프로야구

[IS 피플] 육성선수 입단→통산 1400안타 이정표...박해민 "뿌듯하네요"

박해민(33·LG 트윈스)이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 2일 8번 타자·중견수로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출전한 그는 8회 말 네 번째 타석에서 안타 1개를 추가하며 개인 통산 1400번째 안타를 채웠다. KBO리그 역대 57번째 기록이었다. 박해민은 2014년 대표 히트상품이었다. 정규시즌 초반 주로 대주자·대수비로 나선 탓에 출전 시간이 길지 않았지만, 환상적인 호수비와 날랜 주루로 야구팬의 시선을 사로 잡았고, 배영섭이 군 입대하며 공석이었던 주전 중견수를 꿰찼다. 2012년 육성선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박해민은 2013시즌까지 1군에서 한 타석도 소화하지 못할 만큼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였다. 하지만 ‘빠른 발’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앞세워 높은 공·수 기여도를 보여줬다. 꾸준히 주전 자리를 지킨 박해민은 정수근·이대형(이상 은퇴)에 이어 역대 3번째로 4시즌(2015~2018) 연속 도루왕에 오르며 리그를 대표하는 ‘대도’로 인정받기도 했다. 출전 기회가 늘어나면서, 타격 능력도 점점 좋아졌다. 박해민은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운 2015시즌 타율 0.293을 기록했고, 2016시즌엔 개인 한 시즌 최다 안타(169개)를 경신하며 딱 3할 타율에 이르렀다. 막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2014년 여름, 박해민은 “지금은 주로 도루 등 주루 플레이로 공격에 기여하고 있지만, 언젠가 많은 안타를 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9년이 지난 현재, 박해민은 자신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 2일 기준으로 2023시즌 91안타를 기록한 박해민은 ‘9시즌(2015~2023) 연속 세 자릿수 안타’ 달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2일 키움전이 끝나고 만난 박해민은 “나는 주루나 수비 능력을 더 인정받는 선수다. 안타를 1400개나 쳤다는 것에 솔직히 뿌듯하다”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그는 “’내가 타격으로도 커리어에 의미 있는 기록을 쌓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기쁘다”라고 전했다. LG는 2021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해민과 60억원(기간 4년)에 계약했다. 우승을 위한 투자였다. LG는 2일 기준으로 55승 2무 33패를 기록, 2위 SSG 랜더스에 4.5경기 앞선 채 리그 1위를 지키고 있다. 통합 우승에 도전할 호기다.2014·2015시즌, 삼성 소속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경험한 박해민은 “우리(LG)가 1위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자신감을 잊지 말고, 앞만 보고 달리면 일정이 끝나는 시점엔 순위 맨 위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삼성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했을 때도 ‘우리는 강팀’이라는 자부심이 가장 큰 힘이 됐다. 따로 어떤 말을 하지 않아도 지금 동료들이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자 임무를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0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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